피터 나바로는 하버드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과 공공정책을 강의했으며 명예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저서인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If it's raining in Brazil, buy Starbucks)는 책은 국내외 주식투자자들에게 꽤 잘 알려진 책이다. 실제로 읽어보면 주식투자와 관련된 유용한 통찰과 노하우를 접할 수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주식투자들이 매크로 환경, 즉 거시경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피터 나바로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매크로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거시경제에 밝은 투자자는 다음 날 정부가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그만그만하다면 주식시장엔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증대를 암시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식시장은 크게 내려앉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매크로 투자자에겐 하락 리스크가 적으면서 크게 상승할 수 있는 멋진 매크로 투자 기회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폐장하기 바로 전에 QQQ(나스닥지수에 연결된 주식) 2,000주를 공매도했다. 다음 날 아침 8시 30분, 소비자물가지수는 한마디로 공포 그 자체였고 나스닥지수는 끝없이 추락했다. 이 매크로 투자자는 정오까지 10포인트의 이득을 남기고 절반 정도를 현금화했다. 3주일 후 연준이 금리를 또 0.5% 올리고 QQQ가 다시 15포인트 떨어지자, 이 투자자는 나머지도 현금화해서 총 3만 5,000달러의 수익을 남겼다. 마우이섬에서 1주일 휴가를 즐겨야겠다. 고맙소, 앨런 그린스펀!"
이 책은 주식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점들을 다루고 있다. 많은 내용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금을 보호하는 10가지 규칙'이라는 부분이었다.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산 주식의 가격이 올라서 높은 수익률을 거둘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조금 오래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만큼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죽하면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이 주식투자의 첫 번째 규칙이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 규칙이 첫 번째 규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했겠는가(“The first rule of an investment is don’t lose [money]. And the second rule of an investment is don’t forget the first rule. And that’s all the rules there are.”). 돈을 잃지 않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투자자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규칙이다.
피터 나바로가 말하는 자금을 보호하는 규칙 10가지를 살펴보자.
1. 손실을 차단하라
장기적 성공을 이끄는 중요한 규칙이다. 그리고 트레이더 대다수의 기본 심리와 배치된다. 거래할 때 마음속에는 차익에 대한 희망과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데, 손실을 차단해야 할 상황에서 불행하게도 차익에 대한 희망이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항상 압도한다.
예를 들어 보자. A라는 사람이 B라는 기술주를 주당 15만원에 1,000주 매수했다. A가 주식을 매수하자마자 곧바로 주가가 14만5,000원으로 떨어졌지만, A는 여전히 B기업에 멋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1년 내내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고, 기술적 지표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는 시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시장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 날 주가는 13만원으로 또다시 하락했다. A는 고통스러웠다. 전문가들이 8% 손실을 보기 전에 빠져나오라고 했는데, A도 이런 상황을 이미 지나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매도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2021년 초를 전후로 삼성전자나 카카오, 네이버 등이 고점을 찍고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이 시기에 이런 주식을 샀던 투자자라면 위의 예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 것이다. 피터 나바로는 이런 상황이 두 가지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하나는 투자자가 장부상 회복하기 힘든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실을 줄이지 못해 자금이 묶여버렸다는 것이다. 자금이 묶여버렸기 때문에 설령 좋은 주식을 발견했더라도 살 수가 없다. 즉 지금까지 입은 막대한 손실에 더해 '기회비용'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결국 피터 나바로는 '날린 돈이 너무 많아서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생각은 매우 무모하고 잘못된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2. 손절매를 설정하라
이것은 앞에서 본 '손실을 차단하라'는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피터 나바로는 손실을 차단해서 자금을 자유롭게 푼 다음, 더 빠르고 강한 상승세를 타는 종목이나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손절매를 설정하라고 한다. 손절매를 설정하는 것에는 3단계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엄격한 훈련이 필요하다.
(1) 얼마까지 잃을 수 있는지 결정하라.
(2) 물리적 혹은 정신적인 출구인 손절매 지점을 정하라.
(3) 손절매가 실행되면 손실을 받아들여라(제발 주저하지 말라!).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번과 관련해 피터 나바로는 최대 수용 손실을 먼저 정한 다음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주식을 매수할 때 얼마까지 잃을 수 있겠다는 기준을 먼저 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2) 번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물리적 손절매는 거래 소프트웨어에 손절매할 조건을 미리 프로그램화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주당 20만원인 주식을 사면서 8% 손실까지 감수하기로 했다면 주가가 18만 4천원이 되면 자동으로 매도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정신적 손절매는 손절가에 도달했을 때 직접 매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손절구간에 진입했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후 크게 반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해 물리적 손절매를 감행한 직후 주가가 급상승한다면 손절매를 감행한 투자자는 매우 억울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정신적 손절매로 조금 더 기다린다든지, 부분 손절매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산 주식의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해 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편에 계속)
'주식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터 나바로가 말하는 주식투자 자금을 보호하는 10가지 규칙(3) (0) | 2022.12.04 |
---|---|
피터 나바로가 말하는 주식투자 자금을 보호하는 10가지 규칙(2) (0) | 2022.12.04 |
디이엔티 (0) | 2022.12.02 |
에코프로비엠 (0) | 2022.12.01 |
대보마그네틱 (0) | 2022.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