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신박한 병원을 발견했습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 내과 의원이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병원도 정말 오래 되어 보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장염 증세로 몸상태가 좋지 않아 다른 병원에 가서 약처방을 받고 왔는데요.
주말에 충분히 쉬었는데도 잘 낫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병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낡고 오래된 건물에 있는 작은 병원이었습니다.
병원에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좀 달랐습니다. 뭔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어요.
의사선생님을 만나고는 더욱 놀랐습니다.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의사 가운이 아니라 개량한복 같은 것을 입고 계셨어요.
진료실에 있는 책상에는 각종 서류들이 가득했습니다. 다른 병원 진료실 책상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진료가 시작되자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보통 내과에 가면 의사선생님이 증상을 물으십니다. 제가 증상을 말씀드리면, 청진기 등으로 몸상태를 체크해보고 병명을 말씀해 주십니다.
이런 과정이 대부분 3~5분 정도 걸립니다.
아쉬운 점은 증상과 처방에 대해 얘기하다가 정작 정확한 병명이 무엇인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와 같은 중요한 얘길 빠뜨리고 나올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갔던 다른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어떤 병명을 말씀해 주시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그걸로 끝이었어요. 장염이 어느 정도인지, 끝났다는 것인지, 어떤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지 전혀 말씀해 주시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반면 이번에 찾아간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저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셨습니다. 진료 중에 손가락에서 혈액을 체취해 염증지수도 체크하고, 저의 진술을 토대로 상황을 파악해 보시고는 의심되는 문제들을 정리하셨습니다.
꽤 오랫동안 얘기했던 것 같아요.
일단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하십니다. 그리고 장염 증세가 있으니 메스꺼움을 잡아주는 약을 처방해 주셨어요.
이틀 후 결과가 나와서 다시 가보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혈액검사 결과를 모두 프린트해서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떤 항목의 수치가 정상범위를 벗어나서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어떤 수치가 너무 낮아서 보충할 필요가 있겠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런 과정이 좋았던 것은 예전에 다른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본 적이 있지만,
약 투여를 위한 검사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를 제가 알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도 종합적인 설명을 듣거나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들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하나하나 저의 몸 상태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단순히 장염이라고 생각해서 병원에 갔는데, 제 몸상태에 대해 수치와 데이터를 근거로 종합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물론 이 병원에서 과잉진료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환자와 의사 사이에 정보비대칭성이 확연하고, 환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제시하면 의사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요. 저도 과잉진료를 무척 경계하기 때문에 상당히 비판적인 태도로 의사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문제점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들을 수 있어서 결국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시간이 저에게 무척 유익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동의 하에 제 과거 약처방 이력을 보시더니 스테로이드를 많이 복용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사실 병원에 가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서 그 약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자세히 봐도 어떤 약인지 알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알아서 잘 처방해 주셨겠지'라는 생각으로 약을 복용했습니다.
제가 감기증상으로 자주 갔던 병원이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의사선생님이 처방해 주신 약이 있었어요.
아무리 머리가 아프거나 불편해도 그 약만 먹으면 한번에 싹 나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약에 항생제가 없으니 필요할 때마다 먹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복용했고, 여행을 갈 때도 그 약을 꼭 챙겨서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간 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제 약처방 이력을 보시고 그 약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게 때론 문제가 된다면서요.
이렇게 물으시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 병원 잘되죠?'
'네.'
'잘 될거에요. 이렇게 약을 처방해주면 한 번에 낫거든요.'
아차 싶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적절하게 쓰면 좋은 치료제가 되지만,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과다 투약하면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혈압 및 혈당의 상승, 부종, 불면, 정신과적 문제 발생, 쿠싱병, 전해질 이상, 월경불순, 식욕 증가, 체중 증가, 간 기능 이상, 뼈의 괴사, 근력 약화, 소화기 장애, 백내장, 녹내장, 안압 증가, 면역력 저하, 상처 치유의 지연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사이트에 가면 내가 처방받은 약을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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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계기로 한번에 잘듣는 약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평소에 좋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되었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쯤 전체적인 몸상태를 체크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의외로 몰랐던 문제점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바로 잡을수 있더라고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셨으면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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