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사냥개들’을 보았습니다. ‘사냥개들’은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조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밌게 보았는데요.
매력적인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우도환 배우와 이상이 배우가 복싱선수로 나오는데, 잘 만들어진 몸매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몸매가 좋다는게 아니라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통해 근육을 만들었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복싱경기 장면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우도환 배우의 잘 만들어진 근육에 걸맞는 타격감과 포인트를 잘 살려서 촬영 및 편집을 했습니다. 상대 선수가 우도환 배우의 펀치에 맞을 때 마치 직접 맞은 것처럼 아프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복싱선수인 만큼 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과 악당과의 격투신이 몇 차례 나오는데요. 격투신 자체가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고 매우 실감나게 연출이 잘 되었습니다. 악당을 맡은 태원석 배우는 실제로도 몸이 상당히 좋더라고요. 우도환과 이상이, 태원석의 격투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들어졌습니다. 저의 경우 8편을 한 번에 다 볼수 없어서 6편까지 보고, 나머지 2편을 보았는데요. 중간에 시청을 끊기 어려울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주인공이 악당들을 무찌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상당한 굴곡이 나타나고 힘의 균형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쓴 작가나 감독이 이런 부분을 무척 신경쓴 것 같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주연 배우 한명이 불미스러운 일을 초래하여 드라마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밀도가 달라지는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준수하게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감독과 배우들이 쏟은 엄청난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드라마 ‘사냥개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배우의 연기나 갑작스러운 스토리 변화도 아니었습니다. ‘사냥개들’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드라마는 코로나 시기 자영업자들의 힘든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높은 임대료는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일수록 사채업자들의 유혹에 더욱 쉽게 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니 힘든 사람이 더욱 어려워지고, 이런 취약점을 이용해서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구조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사냥개들’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매우 실감나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이번에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2023년 6월)’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말보다 51%나 급증했고, 자영업자 1인당 대출규모는 비자영업자의 3.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자영업자들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단적으로 아래 그림의 왼쪽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서비스업 생산은 방역조치가 해제된 지난해 2분기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2019년말 수준을 사회하고 있는 반면, 자영업자 소득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대출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2023년 1분기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33조 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의 684조 9,000억원에 비해 50.9%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취약차주의 대출 비중이 2021년 말 9.0%에서 2023년 1분기말 10.1%로 상승했으며,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35.5%에서 39.4%로 늘어나는 등 대출 건전성이 악화하는 모습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앞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한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이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특히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고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인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보았듯이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늘어나고 이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해지면 더욱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분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영화, 드라마, 콘텐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상을 깬 심리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0) | 2023.12.12 |
---|---|
'고령화 가족', 슬프면서도 유쾌하고 행복한 영화 (0) | 2023.10.26 |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보면서 느낀 점(스포 없음) (0) | 2023.07.03 |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의 중요한 시사점 (0) | 2023.06.30 |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더 퍼스트인 이유 3가지 (0) | 2023.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