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령화 가족'을 보았습니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네요.
이전부터 이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윤여정과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등 제가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영화를 본 후에 역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전개가 상당히 입체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반부터 전개되는 영화의 암울한 배경과 배우들이 펼치는 명품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묵직한 감동과 메시지를 느끼게 됩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이었지만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시간 가는줄 몰랐습니다. 감독과 배우들이 상당히 많은 고민 끝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여러 가지 감정을 갖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고령화 가족'을 만든 송해성 감독은 2001년 파이란, 2004년 역도산,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10년 무적자 등의 연출을 맡았는데요. 이후에 작품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여담이지만 송해성 감독이 무척 잘생겼다는 평가들이 있네요. 사진을 보니 정말 준수한 외모를 갖고 계시네요.ㅎㅎㅎ
'고령화 가족'을 보면 감독이 이 영화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가족의 따뜻함입니다. '고령화 가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야말로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감독이지만 거듭된 실패로 생을 마감해야 할 위기까지 몰렸던 '인모', 행복하지 않은 결혼으로 남자를 만나고 재혼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상처를 받은 '미연', 양아치 백수로 요약할 수 있는 총체적 난국 인생 '한모', 여기에 무개념과 사춘기를 결합한 '민경'까지 심란한 인물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이 한 집에 모여 살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는 이가 바로 엄마입니다. 집에 있는 아들들이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한번도 타박하지 않고 보살핍니다. 영화를 보면 엄마가 해주는 밥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입니다. 약간의 스포일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엄마 아빠를 부모로 둔 형제자매가 아닙니다. 그것도 잘 몰랐다가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이들이 이런 사실을 이들이 인지하게 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는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같은 부모의 자식들도 아니고, 심지어 조금이라도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라 형제자매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조건과 상황인데 '아 이게 정말 가족이구나'라고 느낄만한 장면이 있거든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웃기도 하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다가 시간이 흘러가 버리지만, 그런 가운데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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