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믿을 수 있을까?(폴 크루그먼)

 

최근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가파르다. 얼마 전까지 300달러를 웃돌았던 테슬라 주가는 이제 100달러를 지키기에도 힘겨워 보인다. 12월 27일 기준으로 지난 한 달 동안 40% 넘게 하락했고, 27일 하루에만 11.41% 하락했다.

 

심각한 상황이다.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상당한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내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약 2천억원가량의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서학개미들은 10월에 4억6,800만 달러, 11월에 4억9,400만 달러를 순매수해, 올해 4분기 현재까지 11억2,200만 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환율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면 약 1조5,273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서학개미, 이달 테슬라 주식 44% 급락에 2천억 순매수 | 연합뉴스

과연 테슬라는 반등할 수 있을까? 물론 주가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하는 데에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폴 크루그먼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소개하고자 한다. 간단히 번역해 보았다. 

 

Opinion | Did the Tesla Story Ever Make Sense?

 

 

 

테슬라 이야기가 말이 되는가? 

- 폴 크루그먼 - 

 

당신이 지난해 가을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정점에 가까운 곳에서 매수한 사람들 중 하나라면 많은 돈을 잃었을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 대신 테슬라 주식을 샀다면 비슷한 금액을 잃었을 것이라는 점을 아는 것이 위안이 될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식의 폭락은 정보화 시대에 기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리고 결국, 테슬라와 비트코인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테슬라의 최근 하락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매수와 그에 따른 평판의 희생 때문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분명 이는 테크기업 주가의 일반적인 하락이지만, 예외적으로 가파른 하락이다. 사실, 우리가 머스크의 행동에 대해 봐 왔던 것을 감안할 때, 나는 그가 대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고사하고 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테슬라 판매는 적어도 부분적으로 머스크 자신이 멋진 사람이라는 인식에 의존해왔다. 어차피 테슬라를 사지 않았을 MAGA 타입을 제외하고 누가 지금 그를 그렇게 보겠는가?

다른 한편으로, 나는 학계에서 직업적인 삶의 많은 부분을 보낸 사람으로서 어떤 분야에서는 진정으로 훌륭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완전히 바보인 사람들이 익숙하다. 내가 아는 한,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매우 효과적인 리더이거나 혹은 리더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하락 전에 테슬라에 부여한 막대한 밸류에이션, 심지어 현재 가치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결국, 그렇게 가치 있는 테슬라가 되려면 몇 년 동안만이 아니라 앞으로 수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자, 일부 기술 회사들은 정말로 장기적인 수익 창출 기계였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한 지 약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미국 기업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력의 지속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테슬라가 아무리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더라도 어떻게 이와 유사한 것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즉, 다른 모든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두가 그들의 제품을 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전통적인 이야기는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계속 구매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테크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에 대해 혹평했을 때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미 사용할 수 있도록 셋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워드와 엑셀과 같은 제품들이 훌륭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특정 회사와 그 회사와 거래하는 다른 회사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것을 사용하도록 셋업되어 있었다. 그것들을 다루는 방법을 아는 IT 부서들도 있었다. 요즘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보다 평판이 좋아졌지만, 내가 아는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지배력은 우수성에 대한 인식보다는 편안함과 기업 습관을 반영한 것이다.

애플의 이야기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르다. 기관보다는 개인 사용자에 대한 것, 소프트웨어 하나에 대한 것보다는 물리적인 제품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멋지다고 여겼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게 멋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적인 수준에서는 비슷하다.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일단 아이폰/아이패드/맥북 생태계에 들어가면 훨씬 더 나은 것을 제공받지 않는 한 애플 제품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증언할 수 있다.

아마존과 같은 유통 인프라를 갖춘 몇몇 다른 회사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전기차 사업에서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powerful network externalities)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는 개인 교통의 미래가 될 것이다. 사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모든 것의 전기화가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전기차 사업에서 테슬라에게 장기적인 장악력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는 어렵다. 

 

나는 지금 테슬라가 얼마나 대단한지 또는 대단하지 않은지에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동차 애호가가 아니다(나는 "내 다른 차도 고물이다"라고 적힌 범퍼 스티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는 교훈은 기술 기업이 장기적으로 매우 높은 수익성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그 제품에 대해 그다지 흥분하지 않을 때가 올 때에도 시장 지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테슬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당신은 유일하게 널리 사용 가능한 충전소가 테슬라 전용이거나, 테슬라가 전기차를 고치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전기차 수리공인 세상을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세상이 올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 사실, 나는 전동화를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지니고 있는 IRA 법안이 실제로는 테슬라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왜일까? 왜냐하면 IRA는 전기 자동차를 너무 빨리 일반화시켜서 테슬라가 더 이상 특별해 보이지 않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전기차 생산은 네트워크 외부성 사업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실, 무엇처럼 보이는 줄 아는가? 트위터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트위터 사용은 수익화가 어렵다. 머스크가 사용자 경험이 얼마나 저하되어야 트위터의 네트워크 외부성을 깨고 고객을 몰아낼지 알아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은 제쳐두더라도 말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테슬라의 가치가 왜 그렇게 비쌌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그 대답은 투자자들이 훌륭하고 멋진 혁신가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졌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진짜로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오래 사는 돈 기계를 어떻게 찾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좋은 논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말했듯이 여기 비트코인과 비슷한 점이 있다.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도 돈세탁 외에 암호화폐에 대한 진지한 사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중독되어 치솟았고, 여전히 진정한 신자들의 핵심 그룹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테슬라가 실제로 유용한 것들을 만들긴 하지만, 비슷한 일이 확실히 일어났다.

 

우리는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에게 내 고양이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