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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코스모신소재, 금양 주가 급락 전망의 이유- 삼성증권 왜 이럴까요?

by 베피1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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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스모신소재와 금양의 주가 급락을 전망한 삼성증권의 리포트에 관해 다루었는데요. 다시 리포트를 보아도 왜 이렇게 썼을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MSCI 지수 편입과 같은 이벤트가 특정 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변수인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분석이나 언급은 건너뛰고 ‘과거에 이랬던 경우가 있다’ 정도로 결론지을 수 있는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투자자의 돈이 관련된 종목이라면 정말로 신중하게 리포트를 써야 합니다. ‘지수 편입이 주가 상승을 담보하진 않음’과 같은 결론은 마치 ‘기업 CEO가 잘생겼다고 해서 꼭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그야말로 아무말 대잔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스모신소재, 금양 주가 급락 전망 - 수준 낮은 증권사 리포트의 예

최근 주식시장이 매우 다이나믹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매우 뜨거운 모습인데요. 이차전지 관련주들을 미리 선점해서 보유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편안한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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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그러던 4 5일에 2차전지 관련 보고서가 올라왔더군요.  장정훈 애널리스트와 조현렬 애널리스트가 쓴 '2차전지: 오버페이스 하지 않는 마라톤 전략'이라는 보고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참 희한했습니다. 언뜻 보면 제목에서 부터 볼 수 있듯이 'OVERWEIGHT' 의견을 제시하는 보고서입니다. 즉 2차전지 관련주들 매수하는게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문단을 보면 1분기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주가 강세가 펀더멘털보다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주가 강세를 견인한 배경으로 지목되는 양극재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합리적인 설명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1분기 주가 강세로 한국이 중국에 비해 유례없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발생했고, 메탈가격도 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헛갈리지 않으신가요? 2차전지 섹터가 좋다는 것인지, 안 좋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을 읽어보니 어떤 상황인지 감이 좀 잡힙니다. 

 

첫 장에서 지난 11월의 연간 전망 보고서가 완전히 틀렸음을 시인합니다. 올해 1분기에 2차전지 산업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1월 말부터 3월 말까지 68.8%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전망이 무의미한 것 아닐까요? 

여기에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기존의 뷰가 틀렸을 때 전문가들이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주가에 대한 전망은 당연히 틀릴 수 있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어렵습니다. 경제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언제 어디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측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패를 인정하고 기존의 관점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한 미덕입니다. 이런 모습이 좋아보여서가 아니라 이렇게 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작성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다음 문단에서 '다만, 상승의 배경이 한국 시장 전체나 산업 전체의 리레이팅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2차전지 섹터가 전망과 정반대로 왜 올랐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좋을 것인가 입니다. 갑자기 한국 시장 전체나 산업 전체의 리레이팅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끌고 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요? 더구나 요즘 국내 주식시장은 특정 섹터, 즉 2차전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요?

 

다음 페이지는 더욱 노골적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중국에 비해 1.8배로 사상 최고치라고 합니다. 한국이 받고 있는 높은 프리미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네요.

바로 다음에서 작성자들의 관점을 알 수 있습니다. 수급 이외 수주 모멘텀 설명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가가 오른 것이 수주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자금 쏠림 현상 때문이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조금 더 읽어보니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회의적인 표현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한국의 셀 업체와 달리 소재 업체만 강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 CRMA는... 한국 2차전지 업체들엑 딱히 유리하다고 할 내용은 없었다."

 

끝으로 아쉬운 점을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리포트는 2차전지 밸류체인 부문별 평균 주가수익률을 비교하면서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종목은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배제하는게 타당해 보인다고 언급합니다. 그렇다면 일단 양극재는 제외될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날짜입니다. 이 그래프는 2023년 1월 2일~2023년 3월 27일의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는데요. 미국의 IRA법 세부조항이 발표된 것이 지난 3월 31일(현지시각)입니다.  

그리고 잘 아시는 것처럼 IRA법 세부지침이 발표된 이후 국내 양극재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4월 3일(월)에 3% 넘게 상승했습니다. 4월 4일에 조정받긴 했지만 바로 다음 날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코스모신소재의 경우 더욱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4월 3일에 무려 23.65%나 급등했습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

물론 단기적인 움직이이라 향후 추이는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크게 빗나가면 뭔가 다른 상황이나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3월 말 IRA의 세부조항 발표하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월 5일에 발표된 자료에 3월 27일까지의 수치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총평을 내리자면 이렇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국내 증권업계에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을 다소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수개월 전부터 이차전지 관련주 고평가를 외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리포트의 작성자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상과 달리 주가가 68.8% 상승했습니다. 3월 말 미국의 IRA법 세부조항 공개 이후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 큰 폭으로 올랐을 것이고, 개별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입니다. 일부 증권사가 이차전지 종목에 공매도를 쳤다가 크게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주가가 예상경로와 70% 가까이 벌어졌으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이차전지 주가가 고평가되었다', '주가 상승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말을 외치다 보니 올해 2월과 3월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손을 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증권사가 주는 정보에 의존하는 개인투자자라면 엄청난 기회를 날린 셈이 됩니다. 개인투자자든 전문가든 시장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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