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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콘텐츠

인생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by 베피1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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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가운데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멜로가 체질'이었다. 

'멜로가 체질'은 2019년 8월부터 9월까지 JTBC에서 방송된 드라마다. 영화 '극한직업'을 만든 이병헌 감독의 첫 TV 드라마 연출작으로 방영 당시에는 마이너 한 스타일 탓에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시청률로는 결코 이 드라마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인물들이 쉴 새 없이 펼치는 특유의 유머감각과 엄청난 대사량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 톡톡 튀는 연출 등이 어우러져 매회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좋았던 OST 두 곡이 있었다.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와 권진아의 '위로'라는 곡이었다. 

장범준의 이 곡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정말이지 귀에 박힐 정도로 들은 것 같다.
권진아의 '위로'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딱 들어맞는 너무나 좋은 곡이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이 드라마는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다. 손범수(배우 안재홍)와 임진주(배우 천우희)의 티키타카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9회 '뭘 망설여, 설레고 그러냐 혹시?'에서 이은정(배우 전여빈)이 친구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초반에 은정은 홍대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홍대가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다. 이후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은정은 홍대를 잊지 못한다. 심지어 혼자서 홍대의 모습을 보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친구들은 은정이 혹여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은정의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한다. 

은정이 힘들다고 말하자 친구들과 동생이 안아주는 모습. 은정의 평화로운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 장면이 너무나 좋았다.
임진주(천우희 분)가 은정에게 다가가서 안아주는 표정과 걸음걸이. 너무나 좋았다. 이런게 친구구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은정은 자신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홍대와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홍대가 자신의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방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거실에 나와 친구들에게 '나 힘들어. 안아줘'라고 말하자 친구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한다. 자신들을 보고 있는 것 같지만 또 홍대와 대화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한 것이다. 그러자 은정은 '너네한테 한 말이야'라고 말한다. 그제야 친구들은 은정의 마음속에 뭔가 변화가 있구나 깨닫게 되었고 한 사람씩 다가와 은정을 안아준다. 친구들이 2년 넘게 기다린 말이라며 은정에게 고맙다고 말하는데 어찌나 큰 위로가 되던지... 계속 웃기만 하다가 갑자기 훅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런 장면으로 감동을 줄 수가 있을까? 드라마라는 장르가 새삼 놀라웠고, 이런 드라마를 쓴 작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몇 번을 보아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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