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의 부작용이 커지고 이에 따른 각국 정부의 정책대응이 가시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더욱이 이차전지 산업은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배터리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서만 230GWh를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얼티엄셀즈 2공장(GM JV)에 대한 발주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북미에서 2024년에 이반차 공장(30GWh)를 가동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발주가 2022년 1분기에 시작되었다. 또한 2025년에 가동될 예정인 테네시/켄터키 공장에 대한 발주는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배터리사들의 생산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1년에는 908GWh였는데, 2030년이면 4,600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Top 5 배터리 회사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BYD, CATL)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2,000GWh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들 배터리사를 주요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이차전지 장비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장비업체들의 수주잔고는 2021년 2.3조원에서 2022년 3분기말 현재 3.7조원으로 66%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사들의 2023년 투자 금액이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이 가운데 약 40%를 장비에 투자할 것으로 가정할 때 장비업체들의 수주가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현지 배터리사들도 캐파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U집행위원회는 2021년 1월 26일, 12개 회원국이 공동 참여한 29억 유로 규모의 배터리 기술혁신 투자 프로젝트를 EU 공동이해관계 프로젝트(IPCEI)로 지정한 바 있다. 참고로 IPCEI(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는 다수 회원국이 참여한 고위험 혁신 프로젝트에 EU 보조금 규정의 적용을 예외적으로 면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EU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12개 회원국이 총 29억 유로를 투자해 약 90억 유로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1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주요 배터리사는 Northvolt, ACC, Morrow 등이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유럽 배터리사들의 대규모 캐파증설 계획은 대규모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5개 회사(Northvolt, ACC, Morrow, Britishvolt, Freyer)의 2030년 합산 캐파가 61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들은 유럽 배터리 회사에 파일럿 장비를 납품한 이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유럽의 현지 배터리 회사들은 국내 배터리 회사들에 비해 기술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레퍼런스, 유지/보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 등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공정별 기술
2차전지 제조는 크게 3가지 공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과 음극을 제조하는 전극공정, 두 번째는 양극/음극판을 분리막과 함께 셀 형태로 만드는 조립공정, 그리고 세 번째는 충방전 및 활성화 과정인 화성(활성화) 공정 및 자동화, 검사, 테스트가 포함된 기타 후공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크게 3가지 공정으로 분류했지만 각 공정 내에서도 작업들이 세분화되어 있고 이차전지 장비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반도체 장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다. 따라서 각 공정별 기술과 관련 기업들을 세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전극 공정은 이차전지 핵심소재(양극판, 음극판)를 직접 만드는 공정이다. 양극/음극 활물질을 혼합 및 슬러리 형태로 제조하는 ‘믹싱 공정’과 코터기(코팅기계)를 통해 양극/음극 슬러리를 얇게 도포하는 ‘코팅 공정’, 그리고 배터리 에너지 밀도/전극을 결정하는 ‘롤프레싱(압연) 공정’으로 이어진다. 이후 얇게 펴진 전극을 배터리 크기에 맞게 절단하는 ‘슬리팅 공정’까지가 전극 공정이다.
1) 믹싱 장비: 가장 먼저 사용되는 공정으로서 양극/음극의 활물질에 바인더, 용매, 도전재를 섞어 중간재인 슬러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각 물질의 배합과 비율이 중요하여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믹싱공정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티에스아이, 윤성에프앤씨를 들 수 있다.
2) 코팅 & 압연 장비: 코터기를 통해 양극/음극 슬러리를 알루미늄, 구리에 얇게 코팅하는 과정이다. 압연공정은 활물질, 도전제, 용매, 바인더가 섞인 슬러리에 압력을 가해 전극의 밀도를 결정한다.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공정이다.
3) 슬리팅 장비: 슬리터를 통해 극판을 배터리 규격에 맞게 전극 폭을 자르는 공정이다. 슬리팅 공정이 끝나면 극판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드라이 공정이 진행된다. 대표적인 코팅/압연/스리팅 장비업체로는 씨아이에스와 피엔티가 있다.
이어서 조립 공정은 단판/극판 형태로 자르는 ‘노칭 공정’과 노칭된 극판을 분리막과 합치는 ‘스태킹 공정’으로 구분된다. 이후 적층된 극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전류를 모아 탭에 용접하는 ‘탭 웰딩 공정’과 전해액을 주입하여 밀봉하는 ‘패키징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1) 노칭 장비: 노칭공정은 양극/음극 활물질이 코팅되지 않은 탭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칼날 또는 레이저 장비로 자르는 공정이다. 최근 레이저 장비를 통해 절단하는 신기술로 전환이 기대된다.
2) 스태킹 장비: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막과 겹겹이 쌓아 올리는 과정이다. 배터리 공정별로 라미네이션, 스태킹, Z-스태킹 방식이 존재한다. 각 고객사별로 채택 방식이 다르며 최근 와인딩 방식에서 스택앤폴딩 방식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3) 탭웰딩 & 패키징 장비: 탭 웰딩은 적층된 극판으로부터 나오는 전류를 한 곳으로 모아 탭에 용접시키는 역할이다. 패키징은 전지에 맞게 모양을 형성한 이후 전해액을 주입하고 밀봉하는 장비이다. 관련 업체는 유일에너테크(노칭, 스태킹), 디이엔티/피엔티(노칭), 필옵틱스(스태킹), 엠플러스와 하나기술(탭 웰딩, 패키징)가 있다.
화성(활성화) 공정의 핵심은 셀을 활성화하고 전지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전해액이 주입된 밀봉된 배터리 셀에 충방전의 과정을 통해 배터리를 활성화, 에이징과 디개싱 과정을 거쳐 안정화한다. 이후 검사과정을 거쳐 배터리의 각종 성능/수명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2차전지의 전체 공정이 마무리된다.
1) 활성화/에이징/디게싱 장비: 조립공정 마지막에서 투입된 전해질이 양극/음극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일정 조건에서 배터리를 보관하는 과정인 ‘에이징’ 이후 충방전을 반복한다. 충방전을 반복한 파우치형 배터리에서는 발생한 내부 가스를 빼주기 위해 ‘디개싱’과정이 추가로 필요, 해당 과정을 두 차례정도 반복한다.
2) 기타(검사 및 자동화 장비): 활성화 공정을 마무리하게되면 검사장비를 통해 배터리의 불량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차전지는 양극과 음극의 쇼트로 배터리 화재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검사장비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관련 업체는 에이프로(화성공정), 원익피앤이(화성공정), 에스에프에이(검사, 자동화), 엔시스(2.5D 검사), 이노메트리(X-Ray 검사), 코윈테크(자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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