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되는 것처럼 보였던 환율이 또다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월 27일 어제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돌파했다는 기사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작년 9월과 10월에 달러당 1,40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빠르게 하락하면서 올해 2월 1일에는 달러당 1,222.28원까지 내려갔는데요. 최근에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최근 달러당 1,320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올해 초 환율인 1,269.03원에 비해 4% 상승한 것이고, 저점인 2월 1일의 1,222.28원에 비해서는 8%나 상승한 것입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달러 강세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2월 초부터 달러 인덱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달러 강세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미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2월 24일에 발표된 미국의 1월 PCE 물가상승률은 5.4%로 작년 12월의 5.3%보다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예상치인 5.0%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도 전년동월대비 4.7%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2월의 4.6%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다시 말해 미 연준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2월 23일에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Initial Jobless Claims)도 전주 대비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인플레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50베이시스 포인트, 즉 0.5% 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런 발언에 동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발언들은 3월 21~22일에 열릴 FOMC 회의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강한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연준의 긴축 스탠스에 힘을 싣고 있고, 이것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원화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욱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2월 27일 현재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신흥국 23곳 통화의 달러 대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원화 가치는 2월에 6.32% 급락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며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루블화에 이어 하락률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루블화는 -7.03% 하락했는데요. 러시아가 전쟁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통화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의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1월 한국의 무역수지는 126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동월대비 40% 넘게 급감한 것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월에도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면서 무역수지가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지난 2월 2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습니다.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고, 국민들의 부채부담도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국제결제은행 BIS의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 통계를 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3%로 스위스, 호주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2분기의 105.6%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해 부채 축소 속도가 매우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상하고 있지만, 미 연준이 더욱 가파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양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었는데요.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25%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미 연준은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주장대로 0.5%포인트를 인상한다면 한미간 기준금리차는 1.75%포인트가 됩니다. 양국 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확 벌어지는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높은 물가상승률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정점을 찍은 줄 알았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5.2%로 전달의 5%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공공요금 줄인상이 기다리고 있고, 조미료와 생수 등 식품 가격도 오른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환율마저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물가상승을 더욱 자극하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 국채금리와 회사채 금리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환율상승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 후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다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환율이 한국의 경제 상황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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