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성은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웅장한 천수각에 올라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성 주변에 조성된 아름다운 공원에서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룹니다. 일본 3대 명성(名城) 중 하나로 꼽히는 곳으로 오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 들를 필요가 있겠죠?
오사카성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사카성의 역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오사카성은 많은 역사적 굴곡을 이겨낸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건물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1598).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죠. 임진왜란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 인물입니다. 다만 일본의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삶을 산 인물이자, 혼란스러운 전국시대를 통일한 영웅으로 꼽힙니다. 그런 점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관해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원래 미천한 출신이었습니다. 하급 무사(아시가루)의 아들로 태어나 '기노시타 도키치로(木下藤吉郎)'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왜소한 체격과 원숭이를 닮은 외모 때문에 '사루(猿, 원숭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당대 최고의 권력자였던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밑에서 일하게 되었는데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짚신을 관리하는 하찮은 직책을 맡았습니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추운 겨울에 노부나가가 신을 짚신을 품속에 넣어 따뜻하게 데워놓았는데 그런 행동들을 통해 노부나가의 신임을 얻게되었습니다.
이 같은 처세술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수많은 공을 세우며 빠르게 승진했습니다. 성을 하룻밤 만에 짓는 것처럼 보이게 한 '스노마타 일야성(墨俣一夜城)' 일화는 그의 지략을 보여주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582년 주군인 노부나가가 부하의 배신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입니다(혼노지의 변). 히데요시는 놀라운 속도로 교토로 돌아와 배신자를 처단하고 노부나가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경쟁자들을 차례로 굴복시키고 1590년에 마침내 일본 전역을 통일하는 대업을 달성하며 '천하인(天下人)'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미천한 신분에서 시작해 일본 최고의 위치에 오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긴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1583년에 오사카성 축성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기술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검은 옻칠과 화려한 금박 장식으로 뒤덮인 호화로운 성을 완성했습니다.
한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통일과정에서 비대해진 다이묘들의 군사력과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나아가 명나라(중국) 정복이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혔습니다. '정명가도(征明假道, 명나라를 치러 가니 길을 빌려달라)'라는 터무니없는 명분을 내세워 1592년 약 20만명의 대군을 동원해 조선을 침략했습니다. 임진왜란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조선은 전쟁 준비가 미흡했던 탓에 초반에 속수무책으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의 활약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의 저항으로 일본군의 허를 찔렀으며, 이에 따라 전세는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명나라와의 강화 협상이 결렬되자 1597년 다시 조선을 침략(정유재란)했지만, 오랜 전쟁으로 국력이 쇠퇴한 상황에서 일본군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결국 히데요시는 전쟁이 한창이던 1598년,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후시미성에서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과 함께 7년간의 긴 전쟁은 막을 내렸습니다. 조선의 경우 임진왜란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문화재 손실을 겪었고, 명나라는 국력이 쇠퇴하면서 훗날 청나라가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히데요시는 이길 줄 알았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계 구도를 확정하지 못한채 정권이 쇠락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의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세 정권이 넘어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자! 이제 일본 역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권력을 잡았는데요. 여기에는 몇 가지 결정적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1600년에 있었던 세키가하라 전투입니다. 도요토미 가문에 충성하는 서군(西軍)과 이에야스를 따르는 동군(東軍)이 일본의 패권을 놓고 벌인 대규모 전투인데요. 이 전투에서 이에야스는 뛰어난 정치력으로 서군 내부의 장수들을 포섭하여 배신을 유도했고, 단 하루 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사실상 일본의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이어 1603년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교토의 천황으로부터 세이이타이쇼군(征夷大将軍, 쇼군)에 임명되어 에도(현재의 도쿄)에 막부를 엽니다. 이른바 에도 막부 시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는 약 260년간 이어질 일본 근세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목할만한 사건이 1614~1615년에 있었던 '오사카 전투'였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이 된 이후 그는 위협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오사카성에 남아있던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와 그 추종 세력을 완전히 멸망시려 했고, 오사카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길었던 전국시대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오사카성이 불에 타 무너집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건물인만큼 도요토미 가문의 몰락과 운명을 함께 한 것이겠죠.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막부는 이후 자신의 위상을 더욱 뽐내기 위해 오사카성을 더 웅장하게 재건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천수각이 1665년에 벼락을 맞아 소실되었습니다.
현재의 오사카성은 오랜 기간 천수각이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가, 1931년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복원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오사카성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사카성의 역사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시대 (1583년 ~ 1598년):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1583년 축성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기술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검은 옻칠과 화려한 금박 장식으로 뒤덮인 호화로운 성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후, 성은 도요토미 가문의 몰락과 함께 비운의 길을 걷게 됩니다.
- 오사카 전투와 소실 (1615년): 도요토미 가문과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문이 맞붙은 '오사카 전투'에서 성은 불타 무너지고 도요토미 가문은 멸망합니다.
- 도쿠가와 막부의 재건과 소실 (1620년대, 1665년): 이후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막부는 도요토미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들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성을 더 웅장하게 재건했습니다. 하지만 이 천수각마저 1665년 벼락을 맞아 소실되고 맙니다.
- 현대의 오사카성 (1931년 ~ 현재): 오랜 기간 천수각이 없는 상태로 남아있다가, 1931년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현재의 천수각이 철골 콘크리트로 복원되었습니다. 외관은 도요토미 시대의 화려한 모습을, 내부는 도쿠가와 시대의 백색 벽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오사카성의 역사가 정말 드라마틱하지 않나요? 오사카성을 방문했을 때 단순히 건축물을 보며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오사카성의 주요 관전포인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성 곳곳에 있는 볼거리들을 찾아보세요!
① 천수각 (天守閣)
- 압도적인 외관: 겉보기엔 5층이지만 내부는 8층 구조입니다. 흰 벽과 녹색 지붕, 그리고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 장식(특히 지붕의 샤치호코-호랑이 머리에 물고기 몸을 한 상상 속 동물)이 어우러져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 역사 박물관 (2층~7층): 내부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관련된 유물, 갑옷, 투구, 병풍 등이 전시되어 있어 오사카성의 역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5층에는 '오사카 여름 전투'의 모습을 미니어처와 영상으로 재현해 놓아 볼거리를 더합니다.
- 전망대 (8층): 지상 50m 높이에서 오사카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입니다. 오사카성 공원의 푸른 녹지와 주변의 현대적인 빌딩들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② 니시노마루 정원 (西の丸庭園)
- 최고의 포토 스팟: 해자 너머로 천수각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입니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 벚꽃 명소: 봄에는 약 300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하여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벚꽃 시즌에는 야간 개장도 하니, 밤 벚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입장료 별도: 200엔)
③ 거대한 성벽과 해자
- 거석(巨石): 성벽을 이루는 거대한 돌들은 오사카성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특히 정문(오테몬) 근처에 있는 '다코이시(문어 바위)'는 성내에서 가장 큰 돌로, 그 크기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 해자(垓子): 성 주위를 둘러싼 넓은 인공 연못입니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시설로, 유람선인 '고자부네 놀잇배'를 타면 물 위에서 성벽의 웅장함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④ 중요문화재 성문
- 오테몬(大手門) & 사쿠라몬(桜門): 오사카성의 정문에 해당하는 오테몬과 혼마루(성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사쿠라몬 등은 수많은 전쟁과 화재 속에서도 살아남은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방문 팁 & 정보
- 운영 시간: 09:00 ~ 17:00 (입장 마감 16:30) / 계절에 따라 연장 운영
- 휴무일: 연말연시 (12월 28일 ~ 1월 1일)
- 천수각 입장료: 성인 600엔 (중학생 이하 무료)
- 오사카 주유패스: 소지 시 천수각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 소요 시간: 천수각만 본다면 1~2시간, 니시노마루 정원과 공원 전체를 둘러본다면 반나절 정도 여유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 가는 법: JR '오사카조코엔역' 또는 '모리노미야역', 지하철 '다니마치욘초메역' 등에서 하차 후 도보 15~20분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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