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9월 판매량의 엇갈린 실적

 

GM과 포드의 전기차 투자 연기

최근 전기차 시장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생산 관련 투자도 위축되고 있는데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연기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GM은 당초 내년 중반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철회하고 향후 전기차 생산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본 혼다와 2027년부터 대중적 전기차(affordable EVs)를 만드는 계획도 백지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쉐보레 이쿼녹스 EV, 실버라도 EV, GMC 시에라 EV 데날리 등 출시 예정인 3개 전기차 모델의 생산도 당초 계획보다 몇 개월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2025년 말까지 북미에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포드의 경우 SK온과 미국 켄터키주에 지으려는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을 연기하는 등 계획된 전기차 투자액 가운데 120억달러(약 16조2천600억원)를 축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가 둔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현대차 BEV의 9월 판매량

현대차의 판매실적도 같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NSIDEEVs에 따르면 올해 9월 현대차의 전기차(BEV) 판매량은 1만7,563대로 전년동월대비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9월 현대차 플러그인 자동차 판매량(YOY 변동):

• BEV : 17,563대(-7% 감소), 점유율 4.9%
  현대 BEV : 16,433대(-3% 감소)
  제네시스 BEV : 1,130대(-41%)
• PHEV(현대): 4,076대(5% 증가), 점유율 1.1%
• 총 플러그인: 21,639개(5% 감소) 및 점유율 6.1%
• FCV(현대): 237대(78% 감소), 점유율 0.1%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9월 판매량을 보니 올해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수소연료차(FCV) 넥소의 판매가 급감한 것이 인상적이네요.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판매량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소 반대되는 움직임도 있거든요.

 

단적으로 현대차의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며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전기차는 682대가 판매되어 월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전년동월대비 243% 증가한 수치입니다. 3분기 판매실적을 보더라도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E-GMP 기반의 제네시스 GV60이네요. 

 

2023년 3분기 제네시스 BEV 판매량:

•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471 (신형)
•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 433 (신형)
• 제네시스 GV60 : 898 (11% 증가)
• 전체: 1,802개(전년 대비 123% 증가), 점유율 9.3%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현대차

이런 움직임 때문일까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GM과 포드는 전기차 관련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최근 전략 수정 없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6일 실적 발표에서 최근 수요 둔화를 ‘잠깐의 허들’이라고 언급하며 “보수적으로 생산 기일이나 개발을 늦추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전기차 37만5000대를 판 현대차그룹은 2026년 전기차 194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