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경기를 보면 익숙한 장면이 있습니다.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고 무섭게 째려보는 모습인데요. 성적을 위해 열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만, 어떤 장면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삼성썬더스의 김효범 감독입니다. 김효범 감독은 선수시절 엄청난 점프력과 득점력으로 유명했었죠.
참고로 1983년생인 김효범 감독은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성장했습니다. 월넛 그로브 세컨더리 스쿨 출신으로 쥬니어 스쿨 시절부터 학교 농구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하는데요. 팀을 주 4강으로 이끌면서 랭리시 MVP, BC주 올스타로 뽑혔고, 주 6위의 유망주에 랭크되는 등 유명세를 탔다고 합니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때 빈스 카터의 360도 윈드밀이나 마이클 조던의 크레이들 덩크, 코비 브라이언트의 비트윈더렉 덩크 등을 구사하면서 동양이 최초로 BC주 덩크왕에 올랐습니다.
김효범 감독은 정확히 말하면 감독대행입니다. 전임자인 은희석 감독이 저조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감독대행이 된 것인데요.
현재 서울 삼성 썬더스는 KBL 팀 순위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효범 감독이 선수들을 윽박지르지 않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다른 감독님들을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무척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반응도 좋습니다. 삼성 썬더스의 주장인 이정현 선수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는데요. 선수 입장에서 감독이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당장 좋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감독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구가 팀 스포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수와 선수간, 그리고 선수와 감독간 신뢰가 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삼성썬더스는 성장을 위해 중요한 토대를 닦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팀 성적도 좋아지지 않을까요?
물론 이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팀인 만큼 성적이 가장 중요하겠죠. 삼성썬더스가 연퍠를 기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효범 감독의 이 같은 실험은 크게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문화가 농구계에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썬더스의 선전도 기대해 봅니다!